일본생활

일본어 공부 방법 - 말하기

moimoo 2024. 10. 20. 19:30

외국어 공부할 때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중에서 듣기나 읽기는 어느 정도 저절로 익히게 되는데
말하기와 쓰기는 노력하지 않으면 어렵다.

나도 대학교 때 수업 들으면서 듣기와 읽기는 반복학습으로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다.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듣기는 어느 정도 하게 되었고 읽기는 수업에서 옛날이야기나 신문 등을 읽으면서 익숙해졌다.

하지만 3년 이상을 수업을 듣고 일본에 왔는데도 말하는 건 전혀 말이 안 나왔다.
성격이 내성적인 탓도 있겠지만. 뭔 말을 하는지는 알아듣겠는데 내가 막상 말하려면 말이 안 나왔다.

쓰기는 별개로, 한자를 못쓰니까.. 근데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쓰면서 쓸 수 있게 되었다. 테크놀로지에 감사.

하여튼 말이 안 나와서 3년간 뭐 했는지… 스피치 콘테스트도 나갔는데… ㅠㅠ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하지만 일본 오고 1년 즈음 지나니,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계기는 두 가지.

시골이라는 환경

정말 정말 시골이었다. 버스가 하루에 2번 오는 정도. 편의점까지는 도보 60분.
한국어는 물론 영어가 통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말을 못 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환경이었다.

어쨌든 입을 열자라는 마인드

입을 못 열었던 게 어느 정도 알아듣고 뭔 말인 줄 아는데 내가 막상 할려니까 정확하게 뭐라 그래야 하지? 했던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어디가 장음이고 뭐가 단음이고 어지에 촉음이 들어가고 뭐 하고.
근데 외국인이 잘못말하는 거 뭐 대수도 아니다. 영어 한국어 가르치면서 애들의 어눌한 한국어라도 어느 정도 알아듣겠으니,
내가 하는 일본어는 다들 알아듣겠지 하는 자신이 생겼다.

얼마 전에 킹 오브 콩트라는 코미디언의 콩트 대회가 있었다. 거기서 우승한 콩트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그것보다 일본어 잘하네요 가 먼저 아닐까?!”
(바닷가에 혼자 있는 여성에게 이것저것 말을 거는 외국인 남자한테 귀찮다는 듯 반응하니까 그 남성이 하는 말)
자기 자신에게도 일본어 잘하네요 하는 마음이 생기면 자신이 생기고 그러면서 입을 열 수 있었던 거 같다.

아무리 해도 자신이 안 생기면 “난 한국어 잘하는데 일본어도 할 수 있어, 바이링걸이야”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자신이 생긴다.
애매하게 기억하고 있는 말은 아주 많다.
오보로케 (애매하게)라든지 오토로에테루 (약해졌다) 등 틀렸을 수도 있지만 대충 말하면 알아듣는다.

한국에서도 외국인이 애를 놨는다, 어떠케 그럴 수가 있어?라고 한다고 욕하는 사람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의외로 자국어를 하는 외국인에게 관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