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식에 자주 가다 보니 생각났는데, 얼마 전에 인도 결혼식에도 다녀왔다.
한국/일본이랑 완전 달라서, 말 그대로 영화 한 편 보고 온 기분.
이번 일정은 운 좋게도 주말에 결혼식이 두 개 겹쳐 있어서 3일 동안 두 도시에서 두 부부의 결혼식을 경험했다.

하나는 아쌈티로 유명한 아쌈 지역의 지방 도시, 하나는 델리 쪽.
비슷한 점도 있었고 다른 점도 많았다.
내가 본 의식들에 대해서만 소개해 보려 한다.
내가 본 범위
- 3일짜리 일정 중 일부만 참석
- 신랑 측 위주
1) 아침: 할디(Haldi)
신랑 가족·친척·친구들이 모여 강황(터메릭) 바르는 의식을 한다.
케이크 퍼주듯 서로 살짝 장난도 치기도 한다.
결혼식 전에 정화하는 의식이라는데, 오히려 기름이랑 스파이스랑 섞여서 시즈닝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2) 본식 전: 사원 들르기
신랑은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근처 사원에 가서 결혼 전 준비 의식을 하고,
친지·친구들은 식장 앞에서 대기. 여기서부터 살짝 긴장감이 올라간다.
3) 입장 퍼레이드: 바라트(Baraat)
하이라이트. 신랑이 차나 말을 타고 등장하면 음악이 빵!
사람들이 한 시간 가까이 신나게 춤춘다. 낮이어도 밤이어도 상관없다.
다들 안무 맞춘 것처럼 자연스럽게 추는데, 이게 진짜 영화 같다.
델리에서 참석한 결혼식은 식장 밖에서부터 백마를 타고 들어왔는데 알라딘 보는 것 같았다.
다만 대낮에 밖에서 한 시간 동안 춤추는 건 내 체력으로는 너무 힘들었다.
주최 쪽에서 배려를 해서 그늘진 곳에서 하기는 했지만.
중간중간에 호텔 직원들이 얼음같이 찬 물을 나눠주는 게 진짜 오아시스.
조금씩 춤추며 식장으로 이동하는데, 한국의 ‘함 들어오기’ 느낌과 비슷하면서도 에너지 레벨이 달랐다.
음악은 DJ 부스에서 틀기도 하면서 라이브 밴드도 있다.
사물놀이 같은 식으로 같이 걸어 들어가면서 음악을 연주하는데 손님들이 팁을 주면서 더 신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손님들이 연달아 가면서 팁을 주면서 춤놀이가 계속된다.
식장에 다가가서도 신부 쪽 사람들과 신랑 쪽 사람들이 서로 돈주라 신부 보여달라 하는 줄다리기를 하면서 거리를 좁혀간다.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걸쳐서 도착한 신랑은 드디어 신부와 만난다.
4) 본식 & 연회: 먹고, 보고, 축하
다 같이 식장에 들어가면 큰 뷔페가 먼저 깔리고, 그 사이 본식이 진행된다.
신랑·신부 입장 순간에는 모두 집중하지만 그 외엔 자유롭게 먹고 이야기하고 사진 찍고.
3일 사이 손님이 몇백~천 명까지 오간다더라. 진짜 동네 잔치 느낌.
옷·음식·음악 (하이라이트만 쓱)
신랑신부의 복장
내가 본 메인 식은 신랑은 화이트, 신부는 레드+골드(사리/레헨가) 포인트가 많았다.
악세서리도 많이 해서 한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게스트의 드레스코드
아주 캐주얼하다. 여성들은 사리 같은 거, 남성들은 그냥 정장인데, 가족들 말고는 많이는 신경 안 쓰는 듯.
정장이라 해도 셔츠랑 바지 같은 오피스 캐주얼도 많다.
외국인으로서 간 나는 원피스.
게다가 할디 때는 옷이 더러워지니까 티셔츠도 괜찮았다.
다만! 지방에 따라 다를 수도.
델리에서는 남성 게스트들도 전통의상의 비율이 높았다 (40-50%?).
선물이나 축의금
진짜 마음이다. 안 들고 가는 사람도 많고.
돈을 가져간다면 봉투 몇 개에 나눠서 할디 때 건네거나,
바라트 때 밴드한테 건네주면 된다.
음식
뷔페인데, 라인업이 진짜 푸짐하다. 음식은 여러 가지 카레와 빵.
솔직히 한국인으로서는 멀리서 보면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메뉴를 보면 콩 들어간 거 시금치 들어간 거 두부 들어간 거.
채식주의자가 많아서 고기는 많지 않다.
빵종류도 난, 차파티, 푸리, 와다, 등등.
그리고 디저트! 아주아주 달다.
음악/춤
라이브 밴드가 북 치고 장구치고 모두 몸으로 축하한다.




한·일 결혼식이랑 뭐가 달랐냐면
축하의 마음은 똑같은데, 표현 방식이 훨씬 신나고 몸으로 한다.
의식 중의 근엄한 순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축제에 더 가깝다.
컬러(빨강·금), 소리(음악), 사람(행렬)이 한 번에 확 몰려오는 느낌.
인도 사람들은 알고 지내다 보면 정말 다정다감하다고 느끼는데
그런 인도 사람들의 환대가 확 느껴지는 이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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