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일본에서 취업/이직하기

moimoo 2024. 10. 6. 19:41

나는 박사까지 따고 대학에서 일하다가 취업활동을 했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취업활동을 해본 건 아니지만, 예전 회사에서 대학생들 상대로 인턴십 프로그램과 채용 PR팀에 있었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한다.

취업활동

일본은 취업활동이 아주 시스템화되어 있다.
대학교 2학년말~3학년 봄 즈음에 취업활동을 시작한다.
2학년말~3학년 봄이 되면 학생들은 어떤 일을 할지, 어떤 기업이 있는지, 그 기업에 대한 연구 등을 시작한다.

일본은 구직보다 구인이 많기 때문에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얻기 위해서 일찍 일찍 움직인다 (구인배수가 1.3~).

https://www.jil.go.jp/kokunai/statistics/timeseries/html/g0301.html

図1 完全失業率、有効求人倍率|早わかり グラフでみる長期労働統計|労働政策研究・研修

図1 完全失業率、有効求人倍率

www.jil.go.jp


*한국은 물론 취업난이다 (구인배수가 ~0.6).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505

지표서비스 | e-나라지표

담당 부서 및 연락처 :   고용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과, 044-202-7342 최근 갱신일 :   2024-08-07(입력예정일 : 2024-08-23) 자료 출처 :   고용안정정보망(Work-Net)과 고용정보통합분석시스템(EIS)의 취업

www.index.go.kr

3학년 여름: 인턴십

5-6월이 되면 기업들이 3학년들을 대상으로 여름 인턴십 모집을 시작한다.
이 인턴십은 채용시험 중 하나이기 때문에 기업도 학생들도 서로가 서로의 간을 보면서 신중하게 선택한다.
인턴십에 참가하기 위해서도 학력 필터, 서류 심사, 웹 테스트 등을 거쳐야 한다.

시험을 거쳐 인턴십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채용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 (혹은 기업의 채용 타깃 대상이 주변에 많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브랜딩 쪽으로도 노력을 하고 (말 잘하는 사람을 골라서 인사말, 머리가 좋아 보이는 사람들을 골라서 과제 설명/멘토, 인상이 좋은 사람들을 골라서 사원 런치/디너), 금전적으로도 대접을 많이 하기도 한다 (지방에서 오는 학생들을 위해 리츠칼튼 등 고급 호텔 제공, 런치/디너도 고급 도시락이나 레스토랑에서 제공).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참가할 수 있는 인턴은 우선 다 응모를 하기 때문에, 일정이 겹쳐서 우선순위가 높은 기업의 인턴십을 참가하기 위해 취소하는 학생, 인턴십 전에 이미 다른 기업에서 오퍼를 받아서 취소하는 학생도 많다.

기본적으로는 참가하면 다들 열심히 과제를 한다. 학생으로서 인턴십은 기업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다. 기업 연구만으로는 알 수 없는 컬처에 관해서도 알 수 있다.
면접보다도 더 오랫동안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어필도 많이 할 수 있다.
또한 인턴십에서는 팀워크나 컬처핏도 많이 보기 때문에 여기서 떨어지면 어쩔 수 없기도 하다. 그 기업에 들어가도 안 맞아서 괴로울 것이라는 뜻이다.

유학생은 언어도 많이 본다. 인턴십에서는 그 기업에 들어가면 실제로 해야 하는 일들을 토대로 과제를 만들기 때문에, 그 과제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으면, 실제로 그 기업에서 일을 해도 어려울 것이다.

인턴십 준비 팁?

학생이 준비를 한다고 하면,
그 기업이 하는 일에 대해서 알아두고 공부해 두면 좋을 것이다. 그 일을 자기가 좋아할 것 같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인턴십 중에 알아봐도 되지만, 시간이 아까울 수도 있고 팀원들을 못 따라갈 수도 있다.
MS Office나 Google Drive의 기본적인 사용법도 익혀두면 좋을 것이다. 모르는 애들한테 알려주기 쉽고 그게 또 좋은 인상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인간성은 솔직한 게 좋다. (다른 기업은 모르겠지만)

면접

인턴십이 끝나고 심사를 통과하면 면접이 있다. 기업에 따라서 최종면접일 때도 있고 이다음이 최종면접이 될 때도 있다. 영어 심사가 있는 곳도 있다.
인텁십에 심사관보다는 조금 더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면접관으로 나온다. 최종면접은 보통은 임원이나 사장이 나온다.

많이 묻는 질문 중에 가쿠치카라는 게 있다. 학생 때에 열심히 했던 활동 (가쿠세이 지다이니 치카라오 이레타 코토)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여기서는 자원봉사라든지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의 외지여행이라든지 밴드등 대외활동이라든지 그런 것에 대해서 얘기하면 된다.
반면, 취업활동에서 “가쿠치카”에 답할 수 있도록 대외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는 듯하다.

면접에서는 취업활동의 축이라든지 비전 같은 게 중요해진다.
지원동기라든지 자신의 강단점 등 어필하는 내용이 일관되도록, 자기가 일에서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장래에는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놓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안 좋은 건 워라밸을 중요시하고 싶은데, 야근이 많은 회사/업계를 희망한다든지, 그러려면 일이 빨라야 하는데 강단점이 아주 꼼꼼해서 속도는 느리지만 퀄리티는 완벽하다, 뭐 그런 거.

학생들 입장에서는 면접관 퀄리티도 잘 보는 게 좋다. 이 사람 밑에서 일하면 좋을 것 같은지 괴로울 것 같은지.
면접관이 말이 횡설수설하면 학생입장에서는 “내가 이해력이 딸리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면접관도 사람이다.
일본에서는 우수하면 승진하지만 조직에 오래 있어도 승진할 수 있다.

외국인 같은 경우는 이 사람이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려도 노력을 하는지 어떤지 보는 게 좋다.
조금 일본어 어눌한 외국인이 말할 때 도중에 “아아 응응, 맞아 맞아, XX라는 거지?”(반말) 하고 자기 혼자 결론을 내는 사람도 있는데
말하기 어렵다 느껴지면 거기서 일할 때 계속 어려울 것이다.

이직활동

이직에 관해서는 이직을 몇 번 하고 이직활동도 길게 했기 때문에 쓸 수 있다.

일본에는 이직 에이전트가 많다. 이직 시장 또한 구직보다 구인이 많다.
이직에 있어서 취업활동의 축이나 비전은 더욱더 중요해진다.
구직보다 구인이 많아서 에이전트가 소개해주는 자리도 아주 많다.
좋다고 다 응모하면 쓸데없는 면접 등으로 시간이 소비된다.
거기서 내가 왜 지금 일자리에 만족을 못하고 무엇을 위해서 이직을 하려고 하는가.
5년 후 10년 후 어떤 자리에 있고 싶은가. 더욱더 내 인생에 있어서 일이란 무엇인가.
등을 생각하고 내 비전에 맞는 일자리만 응모하는 게 좋다.

웹테스트 & 과제

이직에서도 처음에는 웹테스트나 과제가 있는 곳이 많다 (과제는 면접 후에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웹테스트는 아이큐테스트 같은 건데, 1-2시간 걸리는 것도 있어서 시간을 찾아서 하는 게 귀찮다.
과제도 거의 인턴십같은 볼륨의 과제를 내는 곳이 있다 (그런 곳은 자기가 지망도가 아주 높지 않으면 걸러내도 된다. 개인적으로 레드플래그).
벤처 같은 아직 일본에서의 역사가 짧은 외자기업 같은 데가 많은데, 면접으로는 판단을 잘 못하는 (판단을 할 능력이 많이 없는) 데서 과제를 많이 내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싶다.
분석 같은 경우는 시간이 걸리니까 과제가 되는 것은 이해하는데, 전략 쪽의 과제는 케이스 인터뷰로 어떻게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제가 왜 레드플래그냐면, 일주일간 시간 쓰고 싶은 만큼 써서 해오라 그런다 (예상 소요시간 같은 것도 없다). 하는 입장으로는 시간이 일주일이나 있는데 어느 정도 퀄리티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휴직 중도 아니라서 시간도 없다.라는 것이 스트레스다.
게다가 현직 업무에서 하는 데로 했는데 떨어지면 더 스트레스다… (이유불명)
이제껏 과제 4개 해봤는데 합격율은 2/4. 붙은 2개는 예상 소요시간만큼 (30분~1시간) 쓰고 붙었다. 떨어진 2개는 예상 소요시간이 없어서 일주일간 시간 나는 대로 (5~6시간) 하고 떨어졌다…ㅠㅠ
(융통성이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30분만 하고 “30분만 써서 만들었습니다!”라고 하는 게 좋았을 수도)

면접

이직면접에서도 비전이 중요하다.
많이 물어보는 게 왜 이 사람은 이런 커리어를 그려왔고 왜 다음 일자리로 우리 회사를 응모했는가 이다.
나는 커리어가 조금 독특(?)해서 설명을 안 하면 면접관들이 ‘이 사람은 축이 없고 그냥 되는 대로 살아왔구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거기서 설명을 하면 ‘아 그래서 우리 회사에 응모했구나! 자 그럼 우리 회사에서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을 해 준다.
이 회사에 들어오면 몇 년 후에는 이런 걸 할 수 있고 그 후에는 이런 걸 하고, 이런 길도 있다고 어필을 해 주기도 하고
면접이 잘 안 돼도 ‘우리 부서보다는 이 부서가 더 맞을 것 같다’라고 소개해 주기도 한다.

내가 이직할 때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이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을 다 써나간 것이다.
글로 적다 보면, 모순이 있는 곳도 발견할 수 있다.

업계를 바꿔서 이직한 내 경험

나는 이직활동을 1년 정도 했다. 전 회사에서 전혀 다른 업계로 가려고 했더니 엄청 시간이 걸렸다.
이직은 신졸채용과 달리 (당연히) 경험도 많이 본다. XX업계 컨설팅에서 쌓은 경험을 전혀 발휘 못하는 데에 가려고 하니, 신졸보다 나이는 훨씬 많은데 신졸 레벨로 이직하려 한다니 당연하다.
일본은 게다가 제2신졸이나 포텐셜 채용이 있어서 20대까지는 엔트리 레벨 이직도 많이 받아주는데 나는 이직활동할 때 30대 중반이었다. 응응 당연하다.
그래도 1년 이직활동하다 보니 내 나름대로 이유가 굳건히 있는 것도 알았고, 면접도 꽤 적응해서 여러 군데에서 오퍼도 받았다.
그리고 결국엔 다른 업계로 이직도 했다 (그리고 지금 고생하고 있다).

이직은 후회하지 않는다. 내 비전을 생각하면 이직을 해야 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에 이직을 한다고 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명확하다.

이직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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