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목표는 핀란드

moimoo 2024. 9. 10. 01:45

15년 살아온 일본을 떠나면 다음에 가고 싶은 곳은 핀란드.

본래는 독일을 목표로 했었다.

학회 덕분에 세 번 정도 독일에 갔었는데 사람들은 친절하고 너무 좋았다.

도착하자마자 지하철 역에서 만난 아줌마도 너무 친절하고 시골 동네에서 대학을 못 찾아서 헤맬 때 도와줬던 청년.
연구실의 독일인 유학생한테 이 이야기를 하니 “독일인이 친절하다고? 그럴 리가 없어” 했다.
당연히 일본인처럼 마냥 생글생글 웃으며 다가오는 친절함은 없었지만, 심각한 얼굴로 다가와 어디 가냐고. 해결해 주고는 바로 떠나는 쿨함.

처음 독일 갔을때 묵었던 거리

학회 자체도 좋은 기억뿐이다. 점심때는 다 같이 카페테리아에서 담소를 나누고 학회가 끝나면 저녁때는 다리 위에 와인을 마시면서 친목회.
겨울에 갔을 때에는 학회의 틈을 타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글루바인 한잔.

일도 열심히 하지만 쉴 때는 열심히 쉬는. 이런 식으로 매일매일을 지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었다.

그러다가 지금은 핀란드가 목표

일본은 왠지 북유럽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북유럽 가구, 북유럽 디자인, 등 북유럽이 인기다. (한국은 어떨지?)
일본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나도 왠지 북유럽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해초에 이직할 때 2주간 유급휴가를 받아 북유럽에 갔다 왔다.

헬싱키의 거리를 걷는 순간 아 나 여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라 많이 춥고 거리는 얼어있는데도 왠지 익숙한 듯한 느낌이 편했다.

헬싱키의 카페. 시나몬 롤, 쿠키, 트러플

헬싱키 역에서 바닷가로 걸어가는 길에는 무민 머그컵을 파는 아라비아와 세계적인 식기 메이커 이딸라의 숍.
바닷가에는 레스토랑, 카페와 해산물 등을 파는 마켓.

동네가 작아서 그런지 걸어서도 여기저기 갈 수 있었다. 트램도 있다.
두 시간 정도 배 타고 가면 중세 시대로 타임슬립하듯이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 갈 수 있다.

구시가지에 있는 중세 식당. 조명이 촛불이라 엄청 어두웠다

열 시간 정도 배 타고 가면 스톡홀름도 갈 수 있다.

헬싱키에서 스톡홀름으로 가는 페리 안에서 보는 일출

정말 지금 사진을 다시 보면 그리울 정도로 좋았다. 그리고 일본에 돌아왔다.

어느 날 우연히 구입한 책

어느 주말 카페에 들어가기 전에 가볍게 읽을 책을 사려고 책방에 갔다.
표지가 예쁘고 만화 에세이라서 가볍게 읽을만해서 샀다.

핀란드 생활 레슨

제목은 “핀란드 생활 레슨”

フィンランド くらしのレッスン

移住の夢をかなえたら、「くらし」が私を待っていた! 北欧好きをこじらせた著者が、フィンランド式スタイル、考え方を学びながら、自分らしい生き方を見つけていくコミックエッセイ。

www.amazon.co.jp

핀란드를 좋아해서 10년 이상 매년 핀란드를 여행하고 드디어 이주한 30대 여성의 핀란드 생활 분투기.
대학생 때부터 처음에 무슨 계기로 핀란드에 가서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초밥 셰프로서 핀란드로 이주하게 된 경위가 만화로 그려져 있다.

별 긴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서도 카페에 앉아서 그 자리에서 한 권을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같은 작가의 책을 세권 더 샀다.

에세이를 읽어보면 핀란드에서는 삶이나 시간에 대한 감각이 일본이나 한국보다도 느릿하고 깊은 듯했다.
그게 뭔가 지금 내 인생의 단계에 있어서 공감이 되었다.
이직하고 일이 힘들어서 그럴 수도 있고 계속 일본을 떠나고 싶은데 떠나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지금 이대로는 내 삶을 사는 것 같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우선은 내가 핀란드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알아보기로 했다…

핀란드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찾아간 도쿄의 핀란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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