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연구하는 한국 사람은 많다.
유학생이 적은 분야임에도, 대학원 동기선후배에도 수명 있었고, 한국인 교수님들도 많이 뵈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 대해서 들은 내용과 비교하면서 일본에서 연구하는 생활에 대해서 소개하려 한다.
나는 문과이니 문과 중심으로!
일본에서 문과 연구?
분야에 따르지만, 인문학/사회과학 쪽으로 말하면 솔직히 연구하기가 좋은 나라는 아니다.
학위가 그렇게 가치가 높지 않고, 연구 지원도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반 기업의 초봉은,
학부 졸업자보다 대학원 수료자가 평균적으로 2~5만 엔 (15만 원) 정도 월급이 높은데,
석사와 박사는 차이가 없다.
실제로 기업에 들어가서 얘기해 보면 석사와 박사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은 대학 졸업장이 취업을 위한 자격증 같은 거라,
굳이 (특히 문과는) 대학원에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대학원 = 모라토리움(현실 도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공대, 약대 같이 대학원 가는 게 당연한 학과도 있지만 문과는 거의 없다)
전체적으로 대학원을 많이 안 가니까, 학력이 낮은 대학교에서는
대학원이 거의 폐지되다시피 학생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일본의 대학원 컬처
이러니 대학원에 가면 정말 연구하고 싶어서 온 학생들이 모여 있는 건 좋은 점.
나는 작은 대학의 석사를 나왔는데 정말 좋았다.
대학 특성상 유학생/외국인 교수도 많고 규모가 작아서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 같았다.
매일 밤늦게까지 연구실에서 동기들이랑 이야기하고,
논문 한창 쓸 시기에는 연구동 휴게실에서 다른 과 학생들과 작은 파티도 하고.
박사는 국립대로 갔는데 거기서도 분야가 같은 동기선후배들과 매주 게임하러 모이고
석사논문 제출 전 연말연시에는 박사들이 나서서 석사 후배들을 도와주고.
나는 특히 담당 교수들이 미국에서 공부한 분들이 많아서,
크리스마스나 할로윈 같은 때에 파티나 식사회를 열어 격려해 주는 전통도 있었다.
일본 연구자의 학회활동
석사 때부터 학회에도 나가기 시작한다. 이과 쪽은 학부생도 많이 보인다.
학회에서는 소속 대학 밖에 있는 교수들/연구자들과 교류한다.
일본에서는 (이것도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연구자가 많다.
그래서 국제 학회에서 발표하거나 국제 학회지에 논문을 내면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경우가 있다.
큰 분야 (심리학, 사회학, 미디어스터디) 쪽은 국내에도 워낙 연구자가 많으니 국제 업적이 없으면 경쟁력이 떨어지만,
내 분야는 작고 실전성도 중요해서 국내의 연구/업계 업적만으로도 충분하긴 하다.
일본 연구자의 취업과 커리어
박사학위를 받을 즘에 나는 비즈니스로 민간기업으로 나갔지만,
보통은 지도 교수를 통해서 혹은 학회의 인맥을 통해서 대학의 교직으로 들어간다.
보통은 조교로 시작한다 (teaching assistant가 아니고 assistant professor).
일본에는 포닥은 많이 없지만, 국립대나 좀 큰 대학이면
연구실에서 조교자리를 만들어주기도 하기 때문에 선배들이 연구실에 남는 일도 많다.
대학 교직은 정말 운이라서 학위 땄을때 자리가 없을 때는 뭘 해도 못 가고,
학위 땄을때 타이밍 좋게 자리가 나면 금방 갈 수 있다.
운이 좋아 자리가 나서 연구실 밖으로 나갈 때는, 보통은 지방대학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국립대나 도시에 있는 대학은 교수들이 잘 안 나가기 때문인 듯).
또한 요즘 일본 대학들이 전체적으로
여성 연구자/젊은(30,40대) 연구자/외국인 연구자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려는 분위기라서, 나에게는 조금 이점이다.
*일본의 여성 연구자는 정말 적다. 내가 대학원에 있었을 때, 여자 후배가 일본에는 여성 아이돌이 여성 박사과정 학생보다 많으니, 우리들은 아이돌보다도 귀한 존재다, 뭐 그런 얘기를 했었다.
일본에서는 대학이 (위에서 말했듯) 취직을 위한 교육시설화가 되어가기 때문에,
웬만한 수준의 대학이 아니면 연구에만 몰두하기는 어렵다.
젊을 때는 대학 내, 학회 내에서 주어지는 업무도 많아서 수업이랑 같이 하다 보면 금방 시간이 흘러간다.
아무리 금방 흘러간데도 개인적으로는 일반기업에서 흐르는 시간이 훨씬 빨라서, 가끔 대학이 그리워지기는 한다.
나도 지금은 일반 기업에 있지만 내년도부터는 (일을 하면서) 연구실을 가질 준비를 하고 있다.
벌써부터 걱정되기는 하면서도, 오히려 한숨한숨 쉬어가는 생활을 할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무엇보다 내 연구실이 생긴다니, 조금 웃음이 나온다.
—
Case / Works → ponomae.com
Prototype → ponomae.itch.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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