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매일매일 수수께끼를 만들다

일본생활

일본에서 생활하기: 여기저기서 화제가 되는 컴플라이언스/하라스먼트

ponomae 2026. 1. 14. 11:45
반응형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어딘가 아직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부드럽게 표현하자면.

하지만 글로벌의 트렌드에 맞춰서

인권침해나 소수자 차별등의 문제를 인식하게 되면서

일본에서도 "하라스먼트"나 "컴플라이언스 위반"이라는 말을 듣는 기회가 많아졌다.

 

기업에서도 정기적으로 "컴플라이언스 강좌"를 열어

어떤 언행이 하라스먼트에 해당하는지를 가르쳐준다.

 

처음에는 여성/외국인이라는 소수자 입장으로 이런 변화가 좋다고 느꼈다.

하지만 점점 일본다운 방식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본질적인 인식은 그대로인데

표면적인 언행만 조심하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느낀다.

 

예를 들어, 섹슈얼 하라스먼트에 관한 연수에서는 "머리 잘랐어?" 등의 코멘트도 안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그게 왜 안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상사(특히 남성)가 여성에게 "머리 잘랐어? 헤어졌어?" "머리 잘랐어? 예전 머리가 더 귀여운데..." "머리 잘랐어? 예쁘네!"

등의 불필요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코멘트가 따라오기 쉬우니 조심해야 하는 게 요점인데,

사람들은 "'머리 잘랐어?'라는 말도 못 해? 아무 말도 못 하겠네."라는 반응을 한다.

 

결국은, 후배의 실수를 지적하는게 파워 하라스먼트가 되지 않을까, 등등의 이유로 두려워하게 되고,

하라스먼트를 피하기 위한 대화 매뉴얼이나 정형문에 대한 책이나 방송이 나온다.

 

아마 수년후에는 실수를 지적하는 정형문, 머리 자른 것을 인식하는 정형문 등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건 타자에 대한 존중인데,

존중이 없는 마음은 옛날 그대로고, 자신이 하라스먼트로 혼나는 걸 피하기 위한 대화법만 신경 쓰는 것 같아서,

점점 불안하게 느껴진다.

 

"진짜로 예전 머리가 더 잘 어울리니까, 사실을 전해주는 것뿐인데?"라는 사람도 있다.

그건 그 사람이 신경 쓰고 판단할 일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하라스먼트가 되니까 본인 앞에서만 말을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어딘가에서 "요즘엔 정말 무슨 말을 못 하겠어"라고 불만을 늘어놓겠지.

 

지금 회사에서도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난다.

내가 상사에게 조금이라도 의견을 강하게 말하면 내 앞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지만,

뒤에서 "한국 여자들은 기가 센가 보다"라는 대화를 한다고 들었다.

 

컴플라이언스 위반은 아니지만 찝찝한 이야기다.

 


게임개발 →  https://ponomae.itch.io/
웹사이트 → https://ponomae.com/

일본 생활과 문화 이야기, 새 글 알림은 "구독하기"에서 받아보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