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N1 만점자의 일본어 공부 방법

moimoo 2024. 8. 30. 01:03

일본에 온 지 2년 만에 N1을 땄다. 그때 성적은 만점이었다.
상징의 징 (徴)과 미생물의 미 (微)가 엄청 헷갈려서 찍었는데 맞았다.
 
JLPT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합격이냐 마느냐가 중요하지 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만점은 그냥 친구들한테만 가끔 장난으로 하는 자랑이다.
게다가 외국인 친구들한테만. 일본인 친구들은 JLPT가 뭔지도 모르니까...
 
한국인은 일본인 다음으로 일본어를 잘한다. 문법도 비슷하고,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 어휘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 한국인에게 N2까지는 엄청 쉽지 않을까 싶다. 나도 N3까지는 스킵하고 바로 N2를 땄다.
일본에서 진학하거나 취직할 때는 최소한 N2가 필요하다. 거뜬히 클리어.
 
하지만!
N1은 한자가 너무 많아서 한국인에게도 좀 어렵다. N1은 공부를 꽤 하고 임했다.
그 공부법을 포함해 일본어 공부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일본어 공부 이력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일본어 공부 (명탐정 코난을 자막으로 보기)를 했다.
모닝무스메랑 스맙도 좋아해서 일부러 아시아 시장에 가서 CD를 사기도 했다.
일본에서 살았었다는 동네 아주머니에게 일본어를 배우기도 했다.
 

대학생 때는 수업+팝컬처

대학교 가서는 본격적으로 일본어 수업을 들었다.
캐나다에서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일본어 수업은 (한국인에게만) A 코스였다.
 
(좀 얍삽한 것 같지만, 한국인 유학생이 재미교포인척하고 한국어 입문을 수강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것보단 낫지 않을까...
그 학생은 한국어 교수가 의심되어 학생에게 "창문 닫아주세요" 했더니 바로 창문을 닫아줘서 들켰다는...)
 
처음엔 이런저런 이유로 일본어를 수강했지만 2학년부터 졸업 때까지 꼬박 3년간 일본어를 했다.
일본어 수업을 들으면 특별한 공부법은 없고 숙제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은 명탐정 코난, 일본 드라마, 그리고 오와라이 (일본의 코미디) 덕분이었다.
 

명탐정 코난

진짜 열심히 봤다. 똑같은 에피소드를 3-4번씩 봤다.
처음 1-2번은 한국어/영어 자막으로, 다음에는 일본어 자막으로, 마지막으로는 무자막으로.
 
그러다 보면 내용은 이미 아니까 이해 못 하는 부분이 있어도 전체를 이해할 수 있고.
많이 나오는 단어는 기억하게 된다. 흉기라든지 증거라든지 진실은 언제나 하나라든지.
 
추천하는 에피소드는 제304화. 폭탄해제반 마츠다 형사의 이야기다.
 
일본 드라마도 마찬가지.

오와라이 (일본의 코미디)

대학 때 엄청 빠졌던 게 오와라이였다.
 
일본의 코미디언(게닌)은 두 명이 한 팀 (콤비)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 두 명이 만담을 하는 게 제일 일반적인 "오와라이"다. 그 두 명이 콩트를 할 때도 있다.
세 명이서 활동할 때도 있다 (트리오). 한 명이서 활동할 때도 있다 (핀).
일본의 재능 프로그램을 보면 코미디언이 많다 (한국처럼 웃기는 가수나 배우는 적고 코미디언이 웃기는 말을 한다).
 
일상적인 일본어나 유행어에 대해서도 알 수 있고, 여러 가지 사투리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추천하는 코미디언은 "카마이타치". 인기도 많고 만담도 콩트도 재미있다.
좋아하는 코미디언은 "와라이메시". 만담이 독특하고 재밌다.
 

일본에 오고 나서는 독서

일본에 오고 나서는 책을 많이 읽은 게 도움이 됐다.
일본에 막 왔을 때는 너무 심심해서 가져온 책을 금방 다 읽었다.
더 읽을 게 없었을 때 일본어 책을 살 수밖에 없었다.
(일본에서 영문책을 사려면 6달러짜리 소설이 3-4천엔 한 것 같다. 요즘엔 더 올랐을지도 모르겠다)
 
맨 처음에는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졸업"을 샀는데 다 읽는데 2년이 걸렸다.
사건이 간단해서 다행이었다...
 
읽는 와중에 조금 더 쉬운 소설을 몇 개 읽었다.
 
"부타부타" 시리즈

ぶたぶた【徳間文庫】 (徳間文庫 や 36-1)

若い女性たちから子供と一緒に読む母親まで。もちろん男性ファンも多い人気の「ぶたぶた」シリーズの原点を再び!

www.amazon.co.jp

▶돼지 인형의 일상. 귀엽고 마음이 포근해진다.
 
비가 오는 날도 맑은 남자

雨の日も、晴れ男 (文春文庫 み 35-1)

著者からのコメント 昔から自分に自信の持てなかった僕は「悩み」や「劣等感」に関する本をたくさん読んできました。しかしこれらの本にはいつも不満がありました。それは、悩みに関す

www.amazon.co.jp

▶"그래도 나는 꿈을 꾼다" "꿈을 이루어 주는 코끼리" 작가의 책. 비가 와도 맑은 날처럼 사는 남자. 기분이 밝아진다.
 
 이런 부드러운 이야기들은 문장도 친절하게 읽기 쉽다.
독자의 연령대가 조금 낮은 책들은 한자 옆에 읽기도 쓰여 있어서 찾아보기도 쉽다.
 

한자 공부를 위해 일기 쓰기

N1에는 한자 쓰기는 없어서 읽기만 할 수 있으면 된다.
하지만 한자를 쓰고 싶다면 더 공부해야 한다.
이제껏 소개한 자연스러운 방법만으로는 한자를 외우기 어렵다. 한자는 써 봐야 한다.
 
아무리 복잡한 한자라도 분해해 보면 간단한 한자로 되어있다.
써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일본에 막 왔을 때는 매일매일이 새로워서 일기를 많이 썼다.
몇 년 후에 이사할 때 한번 읽어보고 일본어가 너무 이상해서 버렸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깝다...
 

마침말

지금 와서 다시 N1 시험을 본다 하면, 만점을 받을 자신은 없다. 역시 한자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어로 이메일도 쓰고 회의도 진행하고 자료도 만든다. 컴퓨터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비즈니스 일본어는 일본인에게도 어렵다는 사실.
막 졸업한 신입사원들은 많이 틀리기도 해서 중국인 선배가 보여주는 것도 종종 봤다.
특히 존댓말이 어렵다. 비즈니스 일본어에 대해서도 다음에 공유해보고 싶다.

'일본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에서 취업/이직하기  (7) 2024.10.06
좋아하는 일본어 단어  (1) 2024.09.21
일본에서 집 구하기  (16) 2024.09.15
주말을 보내는 법 - 후나바시  (9) 2024.09.08
일본사는 30대 직장인 일반적인 하루  (1) 202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