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주말을 보내는 법 - 후나바시

moimoo 2024. 9. 8. 19:27
오늘의 주 목적지 이케아 도쿄 베이 점


주말엔 평범하게 전시회에 가거나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거나 카페에 가거나 좀 여유가 있다 싶으면 렌터카로 드라이브를 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미나미 후나바시에 갔다 왔다. 카페에서 느긋히 지내면서 윈도쇼핑을 하기 위해.
미나미 후나바시는 치바에 있는 역. 도쿄에서는 전철로 한 30분 하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예전에 치바에 살았을 때 자주 가곤 했다.

라라포트라는 큰 쇼핑몰도 잇고 이케아도 있다.
요즘에는 라라 아리나라는 치바 젯츠 (농구팀)의 홈 경기장도 생겼다. 경마장도 있다.

오늘의 주목적은 이케아의 스웨덴 미트볼, 그리고 라라포트.

이케아는 드링크바가 100엔 남짓하고 음식도 싸서, 대학원 때 평일 낮시간에 가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이케아의 대표 메뉴는 미트볼과 그레이비소스와 링곤베리 잼.
이케아의 스웨덴 미트볼을 좋아해서 스웨덴 갔을 때도 마지막날 점심은 기념으로 이케아 미트볼 도시락을 샀다.

한 7년여 만에 왔을까. 오랜만에 오니까 가격이 많이 올라서 깜짝 놀랐다.
드링크바는 190엔, 미트볼은 12개에 1300엔.
엔이 많이 싸서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둘이서 점심을 먹으니 4000엔이 나왔다.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 2020년에는 드링크바가 100엔, 미트볼 (12개)이 700엔 정도였다.

물가가 무섭게 오른다 (하지만 급여는 오르지 않는다)…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


다행히 소프트크림은 50엔으로 여전히 싸다.

이케아를 빙둘러보고 나와서는 라라 포트에 갔다.
여기도 오랜만에 와서 쇼핑몰이 다 그렇듯이 새로운 숍도 많이 생겼다.
그리고 어디에나 있는 포켓몬숍과 마주 보는 디즈니숍.

라라 포트 도쿄 베이


포켓몬은 여전히 어린애들 인기가 많아서 패밀리 층으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포켓몬 카드 인기 때문인지 젊은 층도 많이 있었다.

반면에 디즈니는 젊은 여성들.
어린애들은 별로 없었다. 이 대조가 흥미로웠다.
일본의 디즈니는 더 이상 어린애들의 IP가 아닌 어른들의, 부모들의 IP가 된 듯했다.
자기 아이가 태어나면 같이 디즈니를 좋아했으면 좋겠다 하는 부모들이 많지 않을까.

그에 비해 포켓몬은 아직 어린애들이 자기 부모를 데리고 이것저것 고르는 듯했다.
포켓몬도 곧 2세대가 같이 즐기는 콘텐츠가 되겠지.

그리고는 우에시마 커피점에 갔다.
우에사마는 일본의 커피 체인이다.
스타벅스나 도토루처럼 많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은근히 여기저기서 본다.
대학원 주변에도 있었고 예전 회사 주변이도 있었고 전에 살던 동네에도 있었다.
의자도 편하고 분위기는 차분하고 많이 붐비지 않아서 시간을 보내기 딱 좋다.
가격대도 조금 비싸면서 팬시한 메뉴는 없어서 그런지 다른 체인점보다 조용한 것 같다.

이 동으로 된 머그컵이 우에사마의 특징.

우에시마 커피점의 동 머그컵


이걸로 아이스커피를 마시면 왠지 더 시원하고 맛있는 느낌이 든다.
대표메뉴는 밀크커피 (흑설탕).
오키나와나 규슈의 명산물 흑설탕으로 단맛을 낸 커피다.

카페에서는 책을 읽거나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가 많다.
오늘은 추리소설.

츠미데믹 (죄 “츠미” + 판데믹) by 이치호 미치. 나오키상 수상작


이렇게 주말을 지내고 보면 일주일간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리고
앞으로의 생활을 상상하면서 두근거리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가끔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들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쉴 때 꼭 생산적이지 않아도 된다.
이건 우등생인 나와 파트너의 단점이기도 하다.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일부러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곤 하는데 쉬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요즘은 주말이 바쁘다. 쉬기도 해야 하고 사람들도 만나야 하지만, 동시에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
외국으로 나가기 위해 여기저기 일자리나 연구자 자리를 알아보면서 연구계획서를 쓰고 있다.
문과 연구라서 언뜻 보면 외국에 나가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지만
진실의 탐구라는 건 언어 불문하고 어느 나라이서든 평등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벌써 연구직을 떠난 지 5년째. 오랜만에 연구계획서를 쓰려니까 힘들다.
일반 기업에서 일할 때 쓰는 머리와는 다른 머리를 써야 할 것 같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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